2017년 한국경제 전망과 과제

새해 불확실성 커 전망 매우 불투명 경제활성화 위한 발판마련 최우선 돼야

박 영 렬 (본지 논설위원·연세대 교수)

 1. 2016년 각종 악재에 부진했던 우리경제
 2016년 한국경제는 정치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되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국정 혼란, 경제적으로 조선 및 해운업 구조조정 실패, 삼성의 갤럭시 노트 7 화재 사건과 더불어 현대자동차의 경영성과 하락, 김영란법의 시행으로부터 비롯된 소비 위축 등 악재의 연속이었다. 대외적으로는 사드 배치에 따른 미국 및 중국과의 관계 변화, 브렉시트(Brexit)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부터 촉발되고 있는 신고립주의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도 혼란스럽기만 했다. 따라서 2016년 한국의 경제상황은 외환 유동성이 충분한 것을 제외한 경기부진, 기업수익성 저하, 구조조정 미흡, 노동시장 여건 악화 등으로 1997년 외환위기 상황과 흡사할 정도로 힘든 한해를 보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난해 우리 국민이 겪었던 경제에 대한 커다란 어려움은 소비 절벽을 뛰어넘은 소비 증발,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 청년 실업 및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 증가 등과 같은 피부로 직접 느껴야만 했던 우리 경제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고 더 나아가 광화문 일대를 뒤덮는 촛불집회로 확대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정치상황을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새로운 정부는 경제 활성화가 국정의 최우선 과제임을 인지하고 이명박 정부 4%, 박근혜 정부 3%, 그리고 올해는 2%대로 추락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적 상황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새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망 또한 매우 불투명하다. 앞으로의 정치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하나 새해에는 경제만큼은 하루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 놓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하고 있다.

 2. 정치적 리스크 지속 경제불안 가중 예상
 대통령 탄핵 정국과 새로운 정부를 이끌 대통령 선거를 앞둔 우리나라의 2017년 경제전망은 어떤가? 이코노미스트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2.6%, 한국은행은 2.8%, 민간경제연구원인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각각 2.2%, 2.6%의 경제성장을 예측하고 있어 내년 경제도 올해보다 좋아진다는 볼 수 없다. 민간 소비나 기업 투자 측면에서 나아질 것 같지 않고, 저유가에 따른 가격 하락 효과가 멈추면서 소비자물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고립주의로 수출 부진이 예상되지만 내수 역시 위축되어 경상수지 흑자 추세는 올해도 계속되지만 흑자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면 실업률 역시 높아질 것이고, 원/달러 환율은 약간 낮아지는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의한 원화 강세 압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7년 한국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로 빗대어질 만큼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률은 IMF가 3.4% 그리고 세계은행은 2.8%를 예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지역별로 북미 2.3%, 남미 1.7%, 서유럽 1.1%, 동유럽 1.9%, 중동 및 북아프리카 2.8%, 아프리카 3.0%, 일본, 호주 등을 제외한 아시아 5.2%의 경제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특히 국가별로  미얀마 8.6%, 인도 7.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중국(6.0%) 및 러시아(0.7%) 등과 같은 신흥국 경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수출국 경기회복 등으로 향후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경아웃룩은 새해 선진국 경제는 좋지 않지만 신흥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올해 산업별 전망에서는 자동차, 에너지, 식품, 소매, 통신, 여행 산업 분야는 중간 정도이고, 방위 및 항공, 헬스케어, 금속 산업은 양호한 편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금융, IT 하드웨어, 미디어 산업은 침체 국면을 맞이할 것이고, 반면 엔터테인먼트, IT 소프트웨어 산업은 호황일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글로벌 산업의 지형이 변하고 있고 세계 각 국은 이런 변화에 발 맞춰 산업의 선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글로벌 경쟁에서 지속 성장을 위한 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계 경제 성장과 비교해 볼 때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은 세계 경제의 평균 성장보다 낮을 것이지만, 아시아와 같은 신흥경제의 성장률은 높을 것이고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올해는 국내보다는 해외 경제 여건이 나아진다는 기회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신고립주의로 인한 해외 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 그리고 새로운 정부의 대통령 선거까지의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국가차원의 불확실성 하에서 새해 우리나라 경제를 전망하는 것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렵다고 볼 수 있다.

 3. 새로운 리더십 결정시기는 중요한 요인
 2017년 우리나라 경제는 대내외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요인은 새로운 정부의 리더십 결정 시기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탄핵 정국이 아니라면 집권 여당은 정권 연장을 위해 경기부양을 통해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을 할 것이고, 야당 역시 민생 경제 우선을 외치면서 선거 특수를 노린 경기 부양에 동참할 것이다. 그러나 현 정국에서는 민생 경제를 구호처럼 외치지만 경제보다는 집권 논리가 앞설 것으로 예측되기에 경제 활성화는 뒷전에 물러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부의 리더십 결정 시기를 앞당기면 당길수록 우리 경제는 더 빨리 활성화를 위한 시도가 이루어 질 것이다. 만약 새로운 정부의 리더십 결정 시기가 올해 중반이 된다면, 정권 인수인계 기간이 없는 이번 선거에서는 준비 없이 바로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를 비롯한 정책 시행의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경제도 불안정하고, 결국 2017년 경제 성장은 2% 초반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예상 된다.
 두 번째 요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확실성으로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는 것이다. 예를 들면, 김영란법으로 지칭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은 국내 소비의 위축을, 그리고 생산을 감소시키고 더 나아가 기업의 투자를 둔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탄핵 정국에서 비롯된 난국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청년 실업을 가속화시키고, 더 나아가 생산가능 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드는 첫해인 2017년, 생산과 소비 활력이 더욱 약화될 것이다.
 세 번째 요인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금융 및 무역 정책의 변화다. 미국의 금리가 계속 인상되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이 이탈되는 현상이 일어나 신흥국의 경제가 불안정해 질 수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해외 자본이 이탈 되어 주가 및 채권 가격이 동반 약세로 나타나고, 국내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채 및 상환 부담이 증가되고 결국 내수 소비가 위축되어 우리 경제는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더불어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 할 것이며 이는 보호무역주의로 나타나 수출은 감소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과의 갈등관계는 그 동안 우리 경제에 큰 활로가 되었던 중국 시장은 물론 중국 소비자의 차단으로 나타나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4. 우리 모두 협력통해 안정과 성장 이뤄야
 국가의 리더십이 확고히 자리 잡지 못하는 2017년의 한국경제는 한 해 동안 계속 요동칠 것이다. 따라서 올해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판을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 진작-생산 증대-투자 확대’로 연결되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안착시키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준비를 위해서 새로운 정부의 리더십이 올해 중반에 결정된다는 가정 하에 리더십 결정  되기 이전, 즉 올 상반기와 리더십 결정 이후 올 하반기로 나누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결정되기 이전,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소비 진작이다. 정부, 국회, 기업 및 국민은 소비 진작을 위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정부는 2017년 예산 집행에 있어 소비 진작 관련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집행하고 추가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면 과감한 추경 예산을 편성하여 집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소비 진작을 위한 정치 및 경제적 지원을 국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것이다. 기업 역시 정부나 국회가 해결하지 못한 사적 영역에서의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기업은 시장의 최전방에서 상반기 동안 소비 진작을 위한 다양한 판매 전략 실행, 구성원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확대, 더 나아가 지역 경제 활성화 추진 등 소비 진작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국회-기업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총화력을 소비 진작에 맞추고, 우리 국민도 지갑을 과감히 열어 소비 진작에 동참해야 한다.
 소비가 진작되면 생산이 증대될 것이고 따라서 최근 청년 실업이 최고점에 달한 우리 고용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것이다. 소비 진작과 더불어 고용 창출은 새로운 리더십 결정 이전에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중요 과제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전통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창출을 위한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은 지속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을 위한 현 정부의 고용창출 정책 실행 성과를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고용창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정부의 리더십이 결정되기 이전까지 소비 진작과 생산 증대를 위한 과감한 실행 그리고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환경 조성 준비를 한다면 하반기에 새로운 정부의 출범에 따른 경제 활성화 정책은 상당한 탄력을 받으면서 실행되고 빠르면 2017년 말 그 성과가 나타나 2% 후반의 경제 성장률이 나타날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이 결정된 이후 적어도 2017년 하반기까지는 지속성(Continuity), 일관성(Consis-tency), 그러나 변화(Change)를 기조로 새로운 정부는 경제 정책의 입안과 실행이 필요하다. 새로운 정부는 현 정부와의 인수인계 없이 바로 국정 운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동안 현 정부의 효과적인 경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끌고 나가면서 일관성있게 실행해야만 우리 사회의 불확실성을 줄여나갈 수 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 신고립주의,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과 중국의 G2 시대 등과 같은 글로벌 기술과 시장 변화에 따른 정책적 변화도 시도해야 한다.
 2013년부터 시작되었던 글로벌 리더십의 춘추전국시대에서 우리나라는 국회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리더십 부재 속에 2017년을 맞이하고 있다. 정치 경제적으로 혼란스런 한국의 모습에서 1997년 외환위기 보다 더 큰 사회적 위기를 겪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위기를 더 큰 성장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천재일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정부-국회-기업-국민이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면 가능하다고 생각되며,  무엇보다도 국가 리더십의 부재 하에 각자가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가 각자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서는 최대한 움크리고 앉아 주위의 응원에 힘입어 뛰기 좋은 시기에 뛰는 것이다. 우리 모두 더 멀리 뛰기 위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2017년은 서로 격려해 주고 도움을 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